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가례예 진설과 조율이시


진설의 순서에 따라 맨 앞줄에는 과일을 놓는데,
이때 '조율이시'와 '홍동백서'를 지켜야 한다.
조율이시는 과일을 대추, 밤, 배, 감의 순서로 놓는 것을 말하며,홍동백서는 붉은 색 과일은 동쪽, 흰 색 과일은 서쪽에 놓는 것을 뜻한다.

둘째 줄에는 '생동숙서'와 '좌포우혜'의 원칙에 따라 나물과 포를 놓는다.
생동숙서는 김치 등 날것은 동쪽에 놓고 익힌 나물은 서쪽에 놓는 것이며,
좌포우혜는 포는 좌측에 식혜는 우측에 놓는 것이다.

셋째 줄에는 탕을 놓고,
넷째 줄에는 적과 전을 놓는데,
'어동육서'라 하여 어류는 동쪽에 육류는 서쪽에 놓는다.'두동미서'의 법칙에 따라 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다섯째 줄에 밥과 국을 놓는다.
이 때 제주가 제상을 바라볼 때 오른쪽이 동, 왼쪽을 서라 한다.
고서비동(부친은 서쪽, 모친은 동쪽),
반서갱동(밥은 서쪽, 국은 동쪽)
오른손을 바른손이라고 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우리가 식사를 할 때, 오른손을 사용한다.
따라서 예컨대,
어동육서의 경우 우리가 보기에는 물고기는 오른쪽 육고기는 왼쪽이다.

그런데 지금이야 어쨌든 예전에는 어류보다 육류가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하여 육류가 왼쪽에 있다면 먹기에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신위(지방)에 조상님이 앉아 계신다고 생각하면 어동육서가 아니라 어서육동이 되는 것이고
조상님의 오른쪽에 육류가 있으니 먹기가 편하시라고 하여 그렇게 하는 것이지 음양의 이치와는 관계가 없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즉, 제사상은 조상님에 올리는 밥상일 뿐이니,
제사상을 놓고 보면 알겠지만, 우리의 상차림처럼 귀한 음식은 가까이에 그렇지 않은 음식을 멀리 놓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다만, 바뀌는 것이 있다면 음양의 이치에 따라
죽은 자는 음이므로 밥(메)과 국(갱)의 위치가 바뀌는 것이고 이것을 제외한다면 일반 상차림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또한, 제사 절차 중 삽시(숟가락을 밥에 꼽는 것)를 할 때, 숟가락의 안쪽이 우리가 먹을 때와 반대이지만
조상님의 편에서는 오른쪽이 되는 것이다.


추석상에 올리는 과일의 뜻

★ 조율이시 (棗栗梨枾) ★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대추, 밤, 배, 감에는
아래와 같은 심오한 뜻이 담겨있다.

1. 대추(조, 棗)

대추나무는 암수가 한몸이고, 한나무에 열매가 엄청나게 많이 열리는데 꽃 하나에 반드시 열매가 맺히고 나서 꽃이 떨어진다.

헛꽃은 절대로 없다.
즉,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을 낳고 죽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추는 통씨여서 절개를 뜻하고 순수한 혈통과
자손(후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대추는 붉은 색으로 임금님의 용포를 상징하고 씨가 하나이고 열매에 비해 그 씨가 큰 것이 특징이므로 왕을 뜻한다.

왕이나 성현이 될 후손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의미와 죽은 혼백을 왕처럼 귀히 모신다는 자손들의 정성을 담고 있다.

2. 밤(율, 栗)

밤나무는 땅 속에 밤톨이 씨밤(생밤)인 채로 달려 있다가 밤의 열매가 열리고 난 후에 씨밤이 썩는다.

그래서 밤은 자신의 근본을 잊지말라는 것과
자기와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한다.
이런 이유로 밤나무로 된 위패를 모신다.

유아가 성장할수록 부모는 밤의 가시처럼 차츰 억세었다가 "이젠 품안에서 나가 살라" 하며 밤송이처럼 쩍 벌려 주어 독립된 생활을 시킨다는 것이다.

밤은 한 송이에 씨알이 세 톨이니
3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의미한다.

3. 배(이, 梨)

배는 껍질이 누렇기 때문에 황인종을 뜻하고,
오행에서 황색은 우주의 중심을 나타낸다.
흙의 성분(土)인 것이다.
이것은 바로 민족의 긍지를 나타낸다.

배의 속살이 하얀 것으로 우리의 백의 민족에 빗대어
순수함과 밝음을 나타내 제물로 쓰인다.
배는 씨가 6개여서 육조(이 호 예 병 형 공조)의 판서를 의미한다.

4. 감(시, 枾)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나는 것이
천지의 이치인데 감만은 그렇지 않다.
감의 씨앗을 심으면 감나무가 나지않고
대신 고욤나무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3~5년쯤 지났을 때 기존의 감나무를 잘라서
이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그 다음 해부터 감이 열린다.

감나무가 상징하는 것은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는 생가지를 칼로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른다.
그 아픔을 겪으며 선인의 예지를 받을 때 비로소
하나의 인격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나무는 아무리 커도 열매가 한번도 열리지 않은 나무를 꺾어 보면 속에 검은 신이 없고, 감이 열린 나무는 검은 신이 있다.

이것을 두고 부모가 자식을 낳고 키우는데 그 만큼 속이 상하였다 하여 부모를 생각하여 놓는다고 한다.

감은 씨가 8개여서 8방백(8도 관찰사) 를 뜻한다.
즉 출세하여 8도 관찰사가 후손에 나오라는 의미이다.

이상과 같이 제사 상의 주된 과일인
조율이시로 입신양명을 떨쳐 보이는 것도
가문을 일으키는 의미이고,
제사를 지내는 것은 가족의 화목과 우애,
효도를 의미하는 것이리라!

따라서 제사상에 대추, 밤, 배, 감이 오르는 것은
이들이 상서로움, 희망, 위엄, 벼슬을 나타내는 전통적 과일이기 때문이다.
그 의미를 알고 가족이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하며
조상에게 올리면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명절을 앞두고 의미있게 한번씩 생각하면서 제사상을 잘차려 보는것도 조상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